2025/04 20

9일. 로마에서

교황님을 만나기로 한 날... 뵐수가 없어 오전관광을 즐겼다. 콜로세움과 트레비 분수...30년 전 트레비분수에 동전을 던지면 다시온다. 라는 속설대로 왔다. 30여년이 훌쩍 지났지만 로마는 여전하다. 모든 것이... 그사이 발전한 우리나라가 음식마저도 다양하고 맛은 더 좋았다. 다만 변화하지 않은 담백함은 배울점이다. 다시 올 자신조차 없으니, 분수에 동전은 안던지기로...희년이라고 전세계의 소매치기가 다 몰려왔다는 풍문. 조심조심 가이드의 말이 현실이 되었다. 함께 한 분이 백을 당해서 몽땅 잃어버리니... ㅠ. 다들 할말을 아끼고.오후. 바오로 성당에서 미사를 했다.

글쓰기 2025.04.09

8일. 커튼 친 방

새 아침이 밝아온다.커튼이 주는 의미는 밖에선 커튼처진 방은 함부로 들여다본다거나 들어올수 없다. 궁금증이 더할수록 두려움도 커지기 때문이다. 밖에선 안의 사정을 모르니 끼어들수 없는 이치같다. 그래서 커튼처진 방은 안전감을 준다. 내 편에선 약간의 커튼을 젖히고 밖을 관망할 수 있으니. 한편으론 밖으로 돌리던 시선들을 내 안으로 집중하게 한다. 호텔방에서의 저녁과 밤, 그리고 아침.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같은 커튼친 방을 엿보기나 한 듯한 관음증의 느낌이 왔다. 사람의 심리중에 궁금한 것을 못참는 내면을 묘사한 것이다. 그는 특유의 빛과 공간을 사용한 고독감을 나타내는 작품을 그려냈다. 커튼이 쳐진 마음을 표현한 느낌이었다. 그 커튼을 젖히고 빛이 들어와도 현대인의 마음속엔 희망,희열,기쁨보다는 고독..

글쓰기 2025.04.09

2일. 로마의 아침

푸르스름한 여명이 밝아져 온다. 시차 차이로 밤은 새우다시피 한 듯. 아침 식사전, 일찍 나와서 걷고 싶은데 아직은 어두우니 밖으로 나갈 용기가 안생긴다. 시간을 보니 6:15분. 기다려 보기로 했다. 어둠은 빛을 이기지 못하고 사라진다. 굳게 닫힌 창밖에선 부지런한 새들의 소리가 들려온다. 4월 여행의 시작~어제는 힘듬으로 오는 나약함이 나를 꼬였다. ‘힘들지? 여행은 이것으로 끝이다.’ 오늘부터 여행을 다니는 내내 내 곁에서 속닥거릴텐데. 아주 큰 소나무가 보였다. 이탈리아의 소나무는 크고 장엄한 로마병정 같다. 늠름하게 서 있다. 결국엔 못참고 밖으로 나왔다. 좀더 밝아져 있다. 웅장한 소나무와 올리브 나무, 향나무와 사이프러스 나무가 그득하다. 여긴 로마에 있는 골프장 내 쉐라톤 리조트였다.

여행기 2025.04.03

1일. 로마도착

이탈리아 로마, 레오나르도 다빈치 공항으로 들어왔다.대한항공 스튜디어스들은 참 예쁘다. 다만 어딘가 AI가 나와서 일을 하는 착각도 들었다. 머리모양과 복장, 머리뒤에 꽂은 대한항공 상징 하늘색 리본마저도.그녀들의 준비된 말투며 표정과 웃음은 미래의 AI 인간에게 영향을 줄 것만 같았다. 옆에 2-30대 남녀가 결국 일을 냈다. 기내 온통 재채기가 들리기 시작. 그들로부터다. 마스크도 안하고.. 난감. 난 결국 가방에서 감기 약하나를 먹었다. 생각... 내가 3주이상 고생한 그 감기 같았다. 재채기며 콧물로 시작하는 것이... 고생좀 하겠다. 이런 일이 일어나려고 내가 예방 차원으로 그 고생했나??

여행기 2025.04.03

라일락의 일생

동네 산책을 하다가 공원으로 이어지는 길목에서 우연히 한그루의 라일락 나무를 만났다. 적당한 세월은 담고 있어 보이지만 반듯하게 잘생긴 자태도 아니고 나무가 있을만한 자리라고 보기엔 어정쩡한 구석에서 외롭게 보였다. 그저 무심히 지나가다가 코끝에 향기가 스치면 라일락 꽃피는 사월이 와 있었다. 라일락 향기는 지나치는 나를 그냥 놓아두지 않는다. 마치 보랏빛 치마자락을 살랑이며 봄바람에 춤추는 소녀처럼. 슬며시 다가와 톡 쏘듯이 아찔한 향기로 영감을 불러 일으켜 주곤 하였으니까. ‘살금살금 조용히 꽃이 피어납니다. 누구도 눈치채지 못 하게. 하지만 눈 감아도 알아지는 라일락 향기. 첫사랑의 여운 달콤하게 퍼져 나갑니다. 라일락 꽃나무 아래 들숨 날숨으로 향기에 취해 봅니다. 님이 품고 있는 사랑 ..

글쓰기 2025.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