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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커튼 친 방

angella의 노래 2025. 4. 9. 13:36

  새 아침이 밝아온다.
커튼이 주는 의미는 밖에선 커튼처진 방은 함부로 들여다본다거나 들어올수 없다. 궁금증이 더할수록 두려움도 커지기 때문이다. 밖에선 안의 사정을 모르니 끼어들수 없는 이치같다. 그래서 커튼처진 방은 안전감을 준다. 내 편에선 약간의 커튼을 젖히고 밖을 관망할 수 있으니. 한편으론 밖으로 돌리던 시선들을 내 안으로 집중하게 한다.

  호텔방에서의 저녁과 밤, 그리고 아침.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같은 커튼친 방을 엿보기나 한 듯한 관음증의 느낌이 왔다. 사람의 심리중에 궁금한 것을 못참는 내면을 묘사한 것이다. 그는 특유의 빛과 공간을 사용한 고독감을 나타내는 작품을 그려냈다. 커튼이 쳐진 마음을 표현한 느낌이었다. 그 커튼을 젖히고 빛이 들어와도 현대인의 마음속엔 희망,희열,기쁨보다는 고독과 우울함 무미건조한 일상이 주는 무력감으로 표현하였다. 그림속엔 커튼이 다 쳐있진 않아도 빛이 들어와도 사람각자의 마음엔 커튼이 쳐있다. 상실감과 우울감 현대인의 내면이다.  

  여행지에서 깊이 나를 본다. 커튼 친 마음에 빛이 들어오게 활짝 커튼을 열어 재쳤다. 창문도 열었다. 커다란 통창밖에 로마의 아침이 밝아온다. 새들의 울음도 경쾌하다. 새로운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