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읽기

(시) 원시. 오세영

angella의 노래 2019. 8. 12. 00:26

멀리 있는 것은

아름답다

무지개나 별이나 벼랑에 핀 꽃이나

멀리 있는 것은

손에 닿을 수 없는 까닭에

아름답다

사랑하는 사람아

이별을 서러워 하지마라

내 나이에 이별이란

헤어지는 일이 아니라 단지

멀어지는 일일 뿐이다

네가 보낸 마지막 편지를 읽기 위해서

이제

돋보기가 필요한 나이,

늙는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멀리 보낸다는

것이다

머얼리서 바라다 볼 줄을

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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