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네이 글방

14(2023.여름.다네이 책읽기)칠층산.토마스 머튼

angella의 노래 2023. 8. 5. 23:59

571쪽
신비적 결혼상태로 높여진 성인일지라도 아바나의 위험한 거리와 술집을 지나 가면서나보다 덜 오염되리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 나는 그 위험한 곳을 지나가면서도 사고나 말썽이 없었고 욕정에 흔들리지 않은 사실을 은근히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 하느님이 은총으로 당신의 모든 자녀에게 일종의 권리로 주는 소유권 의식을 나도 맛보게 해주셨던 것이다. ”모든 것이 다 여러분의 것 입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것이고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것 입니다.“(1코 3.21,23)

ㅡ위의 글을 읽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이다. 초등학교를 부모님이 새로 이사하시어 사업을 시작한 충청도에서 마치고 나는 서울에 전학을 하게 되었다. 아버지는 초등학교 교사를 하시다가 엄마의 설득으로 사업을 하시게 됬는데 아버지는 사업가라기 보다는 영락없는 교육자이시다. 외동딸을 서울에 보내는 것이 무척 힘드셨을 것이다. 아버지를 무척 따랐고 사랑을 받고 자랐으니까. 무엇보다도 서울이라는 곳에 어린 자식을 보내는 것이 용기를 내셔야 하는 단단한 마음가짐도 가지셨을 것이다. 그만큼 아버지는 걱정이 많으셨다. 전학하기전, 나는 아버지로부터 세상이란 어떤 곳인가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법에 대하여 교육을 받았다. 서울에 가서 길을 걸을 때에는 앞만 보고 걸어라. 남자애들이 주는 볼펜 한자루는 귀하게 여기면서 아버지가 해주는 온갖 것엔 귀하다는 것을 모르게 되는 유혹에 빠지지 마라. 귀한 집 누구 딸은 서울가서 인생이 망가져서 왔다.....서울은 두려움 천지인 곳이 였다. 나는 아버지 말씀대로 세상 오염에 물들지 않으려고 무척 견고한 마음으로 살았다. 만약에 그때 아버지가 먼저 하느님을 알고 신앙생활을 하셨더라면 아버지는 하느님께 나를 맡기시는 기도를 하시며 많은 걱정에서 나오셨지 않았을까?
하지만 하느님을 내가 먼저 만났다. 내가 다닌  금란여중은 이화여대 부속으로 김활란 총장이 만드신 학교다. 그분의 이름을 따서 금란이라 지었다. 기독교에서 세운 학교인지라 매주 목욜에는 이화여대 대강당으로 전교생이 모여서 예배를 하고 모두가 학교로 갔다. 학교에는 교목이 계셔서 성경공부를 하고 시험도 본 기억이 났다. 나를 여기로 이끄신 주님은 내가 알던지 모르던지 이미 그때부터 함께 하셨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