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네이 글방

*13.(2023.여름.다네이 책읽기) 칠층산.토마스 머튼

angella의 노래 2023. 8. 4. 21:52

548쪽
비로소 하느님이 내 존재의 중심이 되었으니 바로 내 결심 덕분이었다. 분명히 내 경우엔 일이 그런 식으로 이뤄져야 했다.

548쪽
...그 아름다웠던 매일 아침 나는 내가 그렇게 행복하다는 것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이것을 눈치채게 된 것은 다른사람 덕분이었다.....컬럼비아에서 아침강의를 하러 지하철 역으로 가고있던 마크교수와 하마터면 부딪칠 뻔했다.
“자네, 어디가는 길인가?”
이 질문은 나를 당황케 했다. 그에게는 내가 어디에 가고 있는지 물을 이유가 없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어떨결에 대답했다.
“아침 먹으러 갑니다.”
후에 마크 교수는 그때 일을 다시 꺼내면서 말했다.
“그때 거리에서 자네는 무엇때문에 그렇게 행복해 보였나?”
교수는 나의 행복한 표정을 보고 어디에 가느냐고 물었던 것이다. 나를 행복하게 했던 것은 내가 가는 장소가 아니라 방금 떠나온 장소였다. 그러나 이 사실에 (실제로 행복 했는데)나는 전혀 자각하고 있지 않았다.

ㅡ내가 생각하는 내 하느님은 내가 원하는 대로 다 들어 주신다는 믿음이나 하느님은 십일조를 내면 그 이상을 주신다는 믿음도 하느님과의 계약을 세상적인 계약으로 판단하는 교만이다. 내 중심적으로 생각하고 살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도 온전히 순종하진 못하지만... 지구조차도 내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착각을 할 정도로 오만함이 컸었다.
하느님을 만나 신앙으로 들어서고 수없는 시간들을 고통의 시간으로 겪으면서 견디어
내고 다시 일어섰을 때 나의 교만은 조금씩 꺽어져 있었다. 그리고 감사를 깊이 깨닫게 한다.
다시 한번의 난관을 겪고 나니, 내 자신이 세상에 쓸모가 있고 필요한 존재라는 것이 감사하다. 아직도 내 스스로 지낼 수 있고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오늘 하루도 기쁘게 지낸 것도 감사하다. 마음이 요즘은 편안한 것이 감사하다... 어쩌면 살아 있어서 좋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하느님을 만났고 그분께 의지하면서 역경으로부터 나왔을 때...그래서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