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에 볼일이 생긴 김에 생각을 내려놓고 S와 함께 온 인천 신포시장은 오랜만인지라 큰 변화가 보였다. 30-40여년 전 그대로의 거리,건물들이 새롭게 정리가 되어 있고 예쁘게 치장도 했다. 시장인데 아침나절인지 조용한 편이다. 시장통 거리도 한산하다. 내가 알고 있는 집이 그대로 있을까 궁금증도 올라와 있다. 먼저 화교가 하는 신발집이 있을까? 전엔 많이 신었던 발레 슈즈를 닮은 중국신이다. 신발코에 달린 비즈가 앙증맞다. 가게가 그대로 있었다. 처음에 샀던 신발 가격이 생각은 잘 안나지만 10000여원 했던 것 같은데 6만여원으로 올라 있었다. 요즘 신발들의 가격을 생각 하면서 싸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저것 색상들의 신발을 신어 보다가 검정색으로 샀다. 시장구경도 나름 재미가 있다. 전에도 중국 화교들의 가게가 종종 있었는데 그사이 중국의 변화바람 때문인지 중국식당들이 많아졌다. 내가 마라향을 즐기지 않아선지 중국식 식당에 대해서는 불호감이 들지만 우리나라식 중국요리는 좋아한다. 길을 걸으며 사진도 찍으면서 보니, 1978년 창업이라는 냉 모리소바 가게 앞을 지나는데 사람들이 대기표까지 써가면서 기다리고 있다. 나도 모밀국수 가게는 지나치는 법이 없이 좋아해서 우린 대기표에 적은 다음 서성이고 있었다. 우리의 차례가 되어 먹은 냉 모리소바는 모밀이 좀더 섞여 있는지 잘 끊어졌다. 맛나게 먹고 다시 시장 골목길 요리조리를 구경하다가 우리나라 천연 염색 옷집도 보고 그 집 2층에 자리한 쌍화탕카페도 그냥 못 지나치고 쌍화탕 카페에 들어섰다. 옛날식의 짙은 약향이 나는 한방 쌍화차다. 직접 끓이신다고 했다. 면역력에 좋다고도 하신다. 밤 대추 잣...온갖 씨앗들로 그득하다.
건강해 지는 맛이었다.
아주 가끔은 과거로 시간을 잠시 돌리고 싶을 때가 있다. 오래전의 영화를 넷플릭스로 보다가도 몇번이나 되감아 보듯이 다시보고 싶은 그리운 장면이다. 신포시장은 그런 장소 중에 하나다. 시간여행은 순식간에 오후1시가 되어 있었다. 돌아오는 길이 낯설게 꼬불꼬불 언덕받이도 오르면서 경인 고속도로 입구로 안내한 네비 덕분에 헤매지 않고 집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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