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나와의 악수

angella의 노래 2023. 4. 20. 22:44

  살아온 날들을 되집어 보아도 ‘악수’ 라는 제목으로 의미가 있었거나 에피소드가 될 만한 글쓰기는 떠오르지 않는다. 하루 이틀이 지나도록 한줄도 써내려 가지 못하고 있다.
  가족들이 모인 저녁식사 시간에 악수에 관하여 에피소드를 말해보라고 하니까 각자가 자신의 직업과 연관 된 악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였다. 의사인 R은 손가락 수술을 많이 하다보니 엄지와 검지가 없을 때 악수를 못하게 되어 가지는 열등감을 말했다. 기자인 M은 취재를 위해 국회의원과 악수를 하게 됬는데 오만하게 느껴지는 악수가 있다면서 거리에서 유세할 때의 겸손한 45도 각도의 악수와는 한참 다르다고 했다.
  나는 악수 할 기회조차 많지 않아 글쓰기가 어려워서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악수에 대한 어원인 ‘악수란 말 그대로 ‘손을 잡는다’는 뜻이다. 빈번하게 부족 간의 전쟁이 일어나던 옛날에는 외출을 할 때도 적의 습격에 대비하여 항상 무기를 갖고 다녔다. 그러나 믿을 수 있는 사람끼리 만났을 때는 맨손바닥을 내보이면서 아무 흉기도 갖고 있지 않음을 증명하여 상대방을 안심시켰다. 이렇게 해서 서로에 대한 신임의 표시로 손을 잡던 것이 오늘날의 악수로 발전한 것이다. 현대에 와서 바뀐 악수는 ‘인사나 감사의 표시로 서로 손을 마주잡고 친근함이나 신임을 나타내는 대중적인 인사법의 하나로 널리 쓰이고 있다’ 라고 말이 있다고 하니까 기자인 M이 누구나 알고 누구나 쓸수 있는 내용은 쓰지 말라며 다그친다.
  숙제인 에세이는 써야겠고 재미난 이야기거리는 없으니 내 마음이 나를 얼마나 신임하고 있을까?  나자신과 악수를 잘하고 있나? 생각해 보았다.

  시간이 흐르고 보니, 자연으로 되어지는 느낌이다. 편안해지는 것 같다. 별 생각 없이 잔잔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추우면 추운대로 눈이 오면 오는대로 다 맞이 하듯이 현재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니 고요해졌다. 이 시간 되기까지 많은 혼란속에서 있었지. 그 속에서 얼마나 뒤죽박죽 헤매었는지. 나를 바라보며 그대로 느껴보는 것이 나에게 내가 하는 신임이며 있는 그대로의 나 받아들이기가 나 사랑이다. 나 자신과 하는 친밀한 악수였다. 숲은 숲대로, 하늘은 하늘답게, 새는 새 역할을 하면 되지. 내 마음과 하는 악수로 나도 자연의 일부처럼 녹아드는 평화로움이 있다.

아! 누군가와 불편함으로 악수, 화해가 안되는 이를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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