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네이 글방

18.(2023.여름.다네이 책읽기) 칠층산. 토마스 머튼

angella의 노래 2023. 8. 13. 21:55

734쪽
내가 마크 교수를 만난 것은 추수감사절 다음 금요일인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이었다고 생각된다....
“자네가 사제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어떻게 되었나? 다시 생각해 본적이 있나?“....
”자네가 성소가 없다는 말을 듣고 모든 것을 포기해 버린 그 사실이 바로 자네한테 성소가 있다는 증표 일지도 모른다는 것일세.“....
737쪽
11월 말이어서 해가 짧은 탓인지 날이 일찍 어두웠다. 마침내 그 주간 목요일 저녁에 나는 갑자기 ‘트라피스트회 수도자가 될 때가 왔다는 생생한 확신을 느꼈다. 이런 생각이 어디에서 왔을까? 내가 아는 것은 갑자기 떠올랐다는 것 뿐이었다. 그러면서도 그것은 저항할 수 없이 강력하고 또렷한 것이었다.
744쪽
....일주일 후에 나는 어디에 있을까? 그것은 하느님의 손에 달렸다. 하느님의 자비에 나를 맡기는 수밖에는 달리 도리가 없다. 그러나 나는 이때쯤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자기 자신을 위해 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선한 방향으로 우리를 돌보시고 또 그렇게 하실 수 있다는 것을 응당 깨달을 수 있어야 마땅했다.

ㅡ살다보면 아이러니 랄까, 아니면 주님이 계획하신 다른 더 좋은 기회나 뜻, 길일까? 그런 경우가 간혹 있었다. 내가 간절히 원하고 갖고 싶은 마음이 욕심일 수도 있고 집착일 수도 있다. 또는 내가 좋다고 해도 상대방에게 좋지 않다면 그 또한 민폐가 될 수 있으니 올바른 길은 아닐 것이다. 하느님도 좋으시고 모두가 좋은 것이 가장 최선이지만..난 그저 조용히 지나갈 평화가 좋다. 하느님의 뜻은 어떠실지?? 요즘은 하느님 뜻을 찾는 노력마저도 헤이한데 마음이 평화로운 것은 주님이 주신 선물일까?


748쪽
....내가 살던 세상과 마지막 인연이 끊어졌다. 이것은 한 시민으로서 윤리적 죽음이었다.
749쪽
수도원 입회가 거부되어 징집당하면 그것이 하느님의 뜻이리라. 나는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으니 그 나머지는 하느님 의향에 달렸다. 봉쇄구역 안에 살고 싶은 소망이 엄청나게 강렬해 졌음에도 혹시 수도원에 못들어가고 육군에 입대하게 될는지도 모른다는 염려가 조금도 괴롭지 않았다.
750쪽
나는 자유로왔다.나는 자신에게 속하지 않고 하느님께 속했다. 하느님께 속한다는 것은 이 지상의 온갖 불안과 걱정과 비애, 그리고 사물에 대한 애착에서 해방되어 자유롭다는 뜻이다....나는 더욱 열렬히 기도했다.
752쪽
....”안녕 하세요. 수사님?“
나를 알아 본 그는 내 옷가방을 흘끔 보더니 물었다.
”이번에는 여기 머물려고 오셨소?“
”그렇습니다. 수사님. 수사님이 저를 위해 기도 해 주신다면...“....
”지금까지 쭉 그렇게 해 온걸요. 당신을 위한 기도 말입니다.“

ㅡ저를 위해 기도 해주세요.
하느님과 일치의 순간에 머튼은 자유로울 수 있었다. 그럴수록 주님께 향하여 기도를 하였다. 그 기도는 나에게 주시기를 원하는 간절함을 넘어서는 ’주님의 뜻을 이루소서‘ 다 내어 맡김의 상태였다.
기도는 내 힘을 떠났을 때 자포자기 심정일지라도 승화 되어져 나오는 한숨 같은 매달림이다. ....어떠하더라도 주님을 떠날 수는 없다는 것, 받아들임.수긍해야만 한다. 이런 일이 생길 때 주님께 다 내어 맡기는 기도가 나올 수 있게 해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