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시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아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ㅡ가난한 애인을 둔 나타샤는
응앙 응앙 우는 당나귀 소리에
깜짝 놀라 창밖을 보고
소복소복 내리는 눈에도
오늘밤이 안 넘어간다

아니올리 없다는데
가난한 애인을 따라 나서기엔
눈이 푹푹 내리고
사랑에도 까닭이 있을 수 있을까만은
나타샤는 가지 않았다.

백석 시인이 요즘 인기가 높다. 북으로 간 이후 소식을 모르다가 불행한 죽음을 알게 됬다.
눈이 내리는 정경으로 시인은 나타샤라는 애칭을 지닌 여인 자야에게 애뜻함과 그리움을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적당히 술에 취하고 눈 내리는 광경에 취하고 기다리는 자야라는 여인에 취하여 낭만적인 시가 나온다.
사랑하는 여인과 눈 내리는 산골 마가리에서 살아 가길 원하는 것은 더러운 이 세상에 순응하기 싫어서 버린다고 표현하였다.
하지만 자야는 결국엔 가지 않았다. 세상과 타협하여 성공한 후에 한줄의 시보다 가치없다면서 1000억의 재산을 기부하여 길상사를 만드는데 기여한다.
후에 읽히는 독자로 하여금 두 사람의 다른 삶, 한 마음이 이 시를 더 빛나게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