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2쪽
그리운 아우야
내가 잠이 들지 못하면
나의 눈은 너의 무덤을 덮는 꽃
내가 빵을 먹을 수 없다면
나의 단식은
네 죽은 자리의 버들가지가 되어 살리라
무덤속에 내 갈증을 풀 물을 찾지 못하면
내 갈증은 가련한 여행자
너를 위한 샘이 되리라
어디에
연기 자욱하고 황폐한 땅 어디에
네 가엾은 몸이 죽어 버려져 있느냐?
처절한 재난의 살풍경 속 어디에
너의 불행한 얼이 길 잃고 헤매더냐?
내 노동 안에 와서 안식처를 찾으렴
내 슬픔속에 와서 네 머리를 누이려므나
차라리 내 살과 내 피를 팔아
너를 위해 푹신한 침대를 사거라
내 숨결과 죽음을 팔아
너를 위래 영원한 안식을 사거라
전쟁터의 모든 이가 사살되고
군대의 깃발이 먼지속에 쓰러질 때
네 십자가와 내 십자가가
사람들에게 말하리라
그리스도께서 너와 나를 위해
우리 각자를 위해
이 땅에서 죽으셨다고
네 4월의 조난 속에
그리스도께서 살해되시고
내 봄의 페허속에
그리스도께서 슬피 우신다
그 눈물의 보화가 뿌려져
벗 없어 가냘픈 네 손에 들어가
너를 네 땅으로 도로 사오리라
그 눈물의 침묵이 뿌려져
네 낯선 무덤 위에 종을 치리라
듣고 오너라, 그 종소리
너를 본향으로 부르고 있느니.
ㅡ단 한명 남은 피붙이 동생의 죽음은 머튼에게 생살을 찢기듯한 고통이었을 심정이 전해져 온다. 동생과 함께 지낸 시간도 많지 않았고 살아가는 방식도 머튼이 수도자로 갈 때에 동생 존 폴은 비행사로 전투를 맡은 군인이 되었다. 동생을 마지막 만났을 때 머튼과 함께 교리공부를 한 동생은 영세를 받고 전장으로 떠났다. 그리고 전사소식이 후에 전해진다. 머튼이 동생에 대한 절절함이 시를 통하여 영원한 생명의 땅인 본향으로 인도하고 있다.
7월 8월을 <칠층산>을 읽어가면서 더위로 부터 벗어나 내 영혼은 땀이 아닌 촉촉한 이슬같은 상쾌함으로 지내고 있다. 시간을 잊고 ‘파스쿠치 ’ 커피솝에 자리를 잡고 기억에 남을 즐거운 2023년 여름이다. 밖엔 아직도 30도가 넘어서서 절절 끓는다. 하지만 뽀송뽀송한 상태의 책읽기는 서서히 끝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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