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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아침

angella의 노래 2024. 5. 27. 15:10

신선한 공기, 파란하늘, 명암이 짙은 햇살과 그림자, 맑은 바람 불어 설레이는 아침이다.
오전 9:30분. 무작정 가방에 필요 품목(요쿠르트, 말린 고구마, 자이리톨, 커피, 빵 1개)을 쑤셔넣고 썬크림 하나만 달랑... 모자 쓰고 숲을 향해 걸었다. 그냥 기분좋게 하는 날씨다. 몇번이나 만날 수 있을지 모를 5월이다.
세계 기상이변으로 홍수, 폭염, 산불, 지진, 화산... 지구가 곧 사라질 것만 같이 아우성인데.. 이렇게 경쾌하고 상큼한 날씨라니... 과분하기도 하고. 작은 땅 덕분인가? 그도 아닌게, 지금 대만도 난리니 ㅠ. 그냥 감사하고 즐기자.
걸으며 선바람에 취한다. 꽃향기들로 더 설레게 만드는 계절이다. 걸어서 숲으로 가니 햇살도 따갑고 좀 덥다. 선글라스를 끼고..그래도 그늘은 시원하다.
숲에 갈 때엔 여유로운 마음, 시간, 체력이 되어야 한다. 조급한 마음으로 들어선다면 숲을 느낄 즐거움이 사라지니까. 괴불나무 꽃향기가 좋다. 무관심속에도 제 할일을 한다. 개망초 향기가 난다. 잡초로만 알았는데... 무더기 피어 있으니 무척 예쁘다. 올해는 유독 개망초나 토끼풀들이 키 크게 자라고 온통 꽃들로 가득하다. 기후가 바뀐 원인일까? 어서 숲으로 들어 가고 싶다. 나팔꽃인줄만 알았는데 ‘매꽃’ 이란다. 거의 다 와 가는 숲이다. 3-4개월만이다.
이안이가 ‘꿈나래 어린이집’ 으로 간 후에 와지지 않는다. 좀 멀긴 했다. 자동차로 데려와야 할 거리였으니까.. 걸을만은 한 거리다. 여유로울땐. 숲의 입구에 들어서니 바람도 온도도 다르고 나무색도 더 푸르르다. 기분이 더 좋아진다. 돌단풍 28% ?  향기가 무척 좋다.
전에 다니던 영유아 집을 지나쳤다. 한적한 숲속입구에 자리한 아파트 1층에 있다. 요즘은 아주 좋은 시설을 선호하지만 난 이안이를 숲속에 숨겨 키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이 예쁜 아기가 사람들의 손타는 것도 두렵고 너무 어린 아기를 맡길 수 밖에 없으니 안전이 더 중요했다.
어려운 세상에 힘겹게 나왔으니 하루 하루를 기쁘게 소중히 감사하게 지냈으면 한다.
숲으로 첫발....고요하다. 여전히 나뭇잎 냄새가 확 들어 온다. 나뭇잎 그림자도 선명하다. 아주 깊이 들숨날숨을 했다. 폐속 깊이 공기로 배가 부르다. 무엇하나 소중치 않은 것이 없다. 멀리서 낮익은 새울음이 들린다. 뚜뚝국 뚜욱...? 산 비둘기라는데..잘 모르겠다. 잠시 해가 구름사이로 들어가니 숲은...
이름은 다 있을텐데... 내가 이름 모를 나무들에서 나는 꽃향기로 취하겠다. 새벽까지 내린 비가 나뭇잎에서 빛나고 있다. 강릉에 갔을 때 갔던 숲이 생각이 났다. 거긴 계곡물이 흘러서 최상이었다 솔향수목원이다. 강릉의 자존심이라던데. 맞는 듯. 솔향으로 좋았다.
작은 보온병에 들고 온 커피 한모금을 마셨다. 식은 커피인데도 입안 가득 머금으며 향을 낸다. 또 다른 향이다.
숲은 오묘한 향기들이 섞여져서 건강하게 한다. 꼭 오곡밥에 5가지 영양소가 든 음식을 먹는 기분처럼. 호흡으로 건강해지는 향이다. 이젠 호사한다는 기분도 들었다. 먼곳으로 가지 않고도 이런 기분이 드는 것이 호사다. 속상한 것을 보았다. 이제 소나무는 사라질 건가? 대부분이 누렇게 죽어간다. 소나무는 강원도에서나 보게되는가? 솔잎향이  좋은데... 잘려나가 밑둥이만 남은 소나무둥지에 끈적하게
송진이 남아있다. 송진 냄새가 좋았다.
나뭇잎이 바람에 살랑이기도 하고 서로가 부비 댄다. 부딪치는 소리가 맑다. 걸으며 바람이 피부에 와 느껴지고 보고 들리고 맡은 오감이 꼭 생중계라도 하듯이 생동감이 있다. 입으로 맛본 자연의 열매가 없다. 천천히 걸으면서...풀벌레 소리도 듣는다. 이토록 나뭇잎들이 다양할 수 있을까? 봐도 봐도 신기하다. 지나치면 아무것도 아닌데... 느껴지고 알아지면 다 놀랍다. 신의 사랑이...나뭇잎들이 어우러져 잘 지내는 것도. 난 숲에 오면 또다른 욕심을 채우려 한다. 걷기 운동만으론 충족이 안된다.
숲이 그늘져서 시원하다. 어릴 때 하던대로 아카시아 잎을 따서 ㅇ는 나를 좋아한다. 안한다...를 하며 걸었다. 결론은 좋아한다.
숲을 나왔다. 나가기 싫을 정도다.
오후 1:30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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