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네가 강아지 천국이 되었다. 두명중에 한사람은 강아지를 산책시키 위해 저녁때면 나온다. 강아지의 종류도 다양하다. 스피츠, 초메라니안,카발리어 킹 찰스 스패니얼, 요크셔테리어,케언 테리어,쁘띠 브라바콘,셰틀랜드 십독, 닥스훈트,시추,치와와등... 이다. 가끔은 대형견도 눈에 띄니 반갑진 않다. 강아지에 진심인 사람과 아닌 사람은 분명히 다르다. 한번은 며느리인 은진이가 친정에서 키우던 마르티즈(이름은 장군이)를 자기집에 온 날엔 우리집에도 데려오곤 한다. 이안이도 많이 친숙해지긴 했다.작은 품종이고 아주 어린 강아지때 부터 봐서인지 부담감이 덜하지만 난 아직도 만지지도 못한다. 무슨 이야기를 함께 나누다가 ‘... 짐승’ 이라고 했더니 은진이가 울상이 되어서 “짐승요?” 한다. 순간 말실수긴 했지만 어쩌랴.. 난 아직도 반려동물이란 것이 실감이 안되고 좀 무섭기도 하다.
아파트 정원에는 싱싱이와 자전거 타는 어린 아이들과 강아지들로 시끌벅적 인다. 목동의 대표 모습이기도 하다. 각 건물의 50% 가 넘게 학원들이며 병원 등등이다. 저녁을 먹고 나면 매일 동네를 걷는다. 마침 학원이 파할 시간이 되면 청소년들로 북적이고 노란 학원버스 수십대가 이동하는 희귀한 장면도 본다. 각 시간마다 새벽까지 진풍경이다. 학생들이 가엾기도 하고 어린 아기들도 저 행렬에 따라 갈 것인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생겨난다. 어느 동네보다는 어린 아이들이 많고 길거리를 걷는 사람이 많아선지 사람 냄새도 난다. 어린이 천국, 학원 천국, 강아지 천국인 동네다.
조용한 분위기는 아침나절이다. 5월의 아침이 무척 신선하다. 특히 아침햇살은 명암을 확실하게 갈라서 선명하여 경쾌한 분위기도 느끼게 한다. 상큼한 기분으로 5월을 제대로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