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이가 곁에서 보기에도 화날만 하다. 하지만 편까지 들어 줄 수 없는 건 동주사위나 미카엘라의 사정? 도 이해가 된다. 직장 다니는 젊은 부부가 하고 싶은 것도 만나고 싶은 사람도 많겠지. 일에도 치이다 보니, 쉼이라는 이유로 숨쉬고 싶은 공간, 아기는 잠시 기쁨이지만 도와주고 치우고 닦고...다 인내를 요하니~ 젊은 에너지가 결국엔 폭발 하면서 짜증을 부린다. 저녁 퇴근 시간들이 점차 늦어지니 이안이가 자주 묻는다. “엄마는?” “아빠는?”
나도 지치는데 아기가 뜨금없이 말한다. “이안이는 이제 일찍 자야는데...” 속깊고 의젓한 42개월 아기는 엄마 아빠를 양보해 주는 시간이 자꾸만 길어지니 속상했나 보다. 아기라면 엄마 아빠 왜 안오느냐? 왜 늦냐? 하면서 짜증도 부리고 울만도 한데... 목소리는 아른거리는데 꾹 참았나 보다. “이안이 형아 될꺼야” 안스러운 마음에 업기도 하고 간식도 먹이고 티비 ‘뽀로롱..’ 도 보여 주지만 부모만이야 하겠어.
이안이가 아토피가 생기거나 이안에게 작은 문제가 생기면 내탓? 들도 하나보다. 이래서 손자 보고도 좋은 소리 못듣는다는 말도 생겨났나 보다. 좀 황당하긴 했다.
어젠 이안이가 결국 뿔이 났다. 엄마를 보자마자 “이안이 삐졌어. 흥” “흥.이안이 화났어.” 라면서 두팔을 끼고선 돌아선다. “엄마가 미안해....” 사과를 여러번 하니, 금새 웃고 좋아하는 이안이... ‘어쩜 저렇게 의젓하고 속도 좋을까?’ 모두에게 사랑이 없다면 이 모든 것이 다 쉽진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