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으로 이안과 미카엘라가 마중을 나왔다. 보자마자 “엄마! 미칠뻔 했어.” 뭔소린가 했더니 숙제가 산더미처럼 쌓여져 있었다. 내가 할일들이다. 내일부터 당장 이안이 카풀에 당직으로 밤 늦게 퇴근한다는 소리, 그동안 밀린 집안일들.... 잠시 ‘내 현실이 여기 있었지.’ 라는 자각이 들었다. 집으로 오니 낮익음의 안도감이 기다리고 있다. 어수선한 집안 풍경도 내가 치우기 직전의 모습. 방황하던 내 마음이 돌아 온 것 처럼 아무렇지 않다. 그냥 보아진다. 자신에 대하여 말한다. ‘여기가 내 자리야’ 모든 것이 여행을 떠나기 전처럼 그대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집은 몸과 같다는 생각이다. 집안의 어수선함들이 마음이 방황할 때의 모습과 닮아 있다. 내가 치워야 할 내 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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