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직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
나아가보니 아, 나아가보니
졸음 잔뜩 실은 듯한 젖빛 구름만이
무척이나 가쁜 듯이 한없이 게으르게
푸른 하늘 위를 거닌다
아, 잃은 것 없이 서운한 나의 마음!
나직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
나아가보니 아, 나아가보니
아렴풋이 나는 지난날의 회상 같이
떨리는 뵈지 않는 꽃의 입김만이
그의 향기로운 자랑안에 자지러지노나
아, 찔림없이 아픈 나의 가슴!
나직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
나아가보니 아, 나아가보니
이제는 젖빛 구름도 꽃의 입김도 자취없고
다만 비둘기 발목만 붉히는 은실 같은 봄비만이
노래도 없이 근심같이 내리노나
아, 안 올 사람 기다리는 나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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