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 내일 점심 메드포 갈릭 어때?
은진이가 예약 할수있다고 해서
은진: 보니까 사람이 많아서 예약 가능한 곳이 많지 않네용~
매드포갈릭 11:30분에 자리 하나 남아있구..
아 구럼
어디가 좋을까여?
미카엘라: 어제갓엇긴한데ㅡ음
찾아볼게ㅜ
은진: 룸이 있는 곳이면 좋을것 같긴 한데~
미카엘라: 글게 아침내내찾다가 실패
은진: 음 장소 마땅하지 않으면, 비도 오는데 배달시켜 집에서 모이는 것도 괜찮을것 같아요~ ㅎㅎ
어짜피 저희 집에 2차로 아이스크림 드시러 오셔야해여 ㅋㅋ
라파엘: ㅋㅋ맞아 아이스크림 기계 올해 내 선물
미카엘라: 응?
라파엘: 은진이가 생일선물로 줬어
히히
미카엘라: 우리집서 다 모이긴 좁고
찾아보고 있어
은진: 넹넹
미카엘라: 이안이가 잘먹는걸찾자니
더 어렵네
그냥 매포갈로 가쟈ㅡ거기 7인 예약가능?
은진: 지금 전화로 확인중~~
11시 30분에 7명 예약했어요~ 그런데 룸은 이미 차서 안되구, 밖에 자리구~
괜찮으세요?
미카엘라: 응. 고맙다.
은진: 넹넹
미카엘라: 룸도잇엇나거기?
은진: 내일 6일(월) 오전11:30 매드포갈릭!
미카엘라: 내일 봅시당
은진: ㅋㅋ안쪽에 룸 두개 잇어욤~
우리는 밖에 테이블 붙여서 주기로 했어요! ㅎㅎ

가족 톡에서 아이들의 대화를 읽어가면서 이제 우리는 서서히 자리를 물러날 때가 된 것 같다. 만감이 교차하다. 묘해지는 이 기분은 뭘까? 주도적으로 하던 나는 이제 아이들이 계획하고 준비하는대로 “ㅇㅋ” 따르기만 하면 된다. 은진이가 똑소리가 나서 다행스럽다. 40여년전이 떠오른다. 나의 시어머니도 조용히 자리를 양보해 주셨다. 시어머니와 사이는 나의 부족함도 감싸주셨던 마음 그릇이 크신 분이셨다. 이제서야 시어머니의 마음이 읽혀진다. 나 역시도 마음이 넉넉해지면 된다.
이래저래 정신적 과도기를 겪고 있으니 우주선 안에 있는 느낌도 든다. 이 과정의 임무를 잘 달성하고 지구(본모습) 로 돌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