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구청역에서 삼성역을 가기위해 지하도를 걷고 있다. 내 앞을 걷는 부부가 언뜻 보였다. 남편과 아내의 키가 엇비슷한데 남편의 한손이 아내 어깨에 얹어져 있다. 자세히 보니 시각 장애인 남편이었고 아내는 길을 인도하면서도 계속해서 무언가로 투정을 부렸다. 어딘가에 투자한 것이 잘못 되어진 모양이다. 지하철을 기다리며 서있는 그 부부모습이 정겹게 다시 보였다. 남편은 미소를 지으면서 연신 아내의 어깨를 두드려 주는 광경에 내가 웃음이 나왔다. 아내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풀릴 수 있을. 아내는 넌즈시 그 마음을 받아주듯이 가만히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