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네이 글방

(2024년 겨울 다네이책읽기) 카를 융-기억.꿈.사상.13

angella의 노래 2025. 1. 17. 11:10

513.
1944년초 나는 발이 부러지는 일을 당했고이어서 심근경색을 일으켰다...환상의 이미지들이 너무 강렬하여 나 자신도 죽음이 가까워졌구나 하고 마음을 정리할 정도였다.
514.
지구가 작년 푸른 빛에 싸요 떠올라 있는 것이 보였다...매혹적인 경험이었다.
515.
우주공간에서 운석처럼 생긴 거대한 검은 돌덩이를 보았다... 나 자신도 우주 속에 둥둥 떠 있었다...그 거대한 검은 덩어리는 나의 돌이기도 했다...나는 지금까지 모든 것이 나에게서 벗겨져 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그것은 극도로 고통스러운 과정이었지만,...내 주변에서 일어난 모든 것은 지금도 나에게 남아 있는 느낌이었다.
516.
나에게 남아 있는 그것이 바로 나(자아) 라고 말했다. 나는 이를테면 남아 있는 그것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나는 나의 역사로 이루어졌으며, 그것이 참으로 나라는 절실한 느낌을 지니고 있었다. 나(자아)는 성취된 것과 지금까지 있었던 것에 그와 같은 묶음이다....즉 나는 내가 살아온 모든 것이었다.
519.
사실은 내가 다시 살기로 마음 먹을 수 있을 때까지 3주는 족히 걸렸다...실망한 마음으로 나는 생각했다. 이제 다시 저 작은 상자 체제 속으로 들어 가야 한단 말인가! 다시 말해 우주의 수평선 너머에 하나의 삼차원 세계가 인공적으로 세워진 듯이 여겨졌다....모든 것이 마침내 자신으로부터 떨어져 나갔다면 기뻤을 것이다.

ㅡ71세에 융은 죽음의 환상을 체험하고 더 좋은 곳이라는 그곳에 대해 말한다.  그곳의 체험은 지구의 삶이 시공간에 갇힌 답답함으로.
이런 류의 체험(임사)들이 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희망과 기대치가 있으니...유효하다.

525.
사람들은 영원 이라는 표현을 꺼려 한다. 하지만 나는 그 체험을 현재와 과거와 미래가 하나인 무시간적 상태의 지복 이라고 밖에 달리 일컬을 말이 없다. 시간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은 거기서 하나의 객관적 전체성으로 통합 된다.
527.
나는 병을 통하여...그것은 존재에 대한 긍정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존재하는 것에 대한 무조건적 긍정이었다... 나 자신의 본질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나는 자신의 숙명을 긍정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달았다...그러면 사람은 패배에서도 승리를 체험하게 된다.

ㅡ고통으로 오는 은총, 그것은 긍정적인 받아들임의 자세다. 살면서 오는 모든 것을...칼융의 마지막 도착지는 행복역이었을 것이다. ‘ 사람은 패배에서도 승리를 체험한다.’ 긍정정으로 살아낸 사람이니까.

꿀단지의 밑바닥이 보이고 있다. 이 책을 만난 비유의 표현이다. 끝이 궁금하면서도 나 자신에게 빨리 다그치지 않는 건, 이또한 나의 성향이다. 좋은 것은 아주 천천히 누리고 가지는 마음이다. 좋은 친구일수록 천천히 알아가고 나를 보여주기도 아주 천천히 한다. 친구에 대해서 무궁무진한 궁금증을 한꺼번에다 알아버려도 속은 시원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사람의 속도 깊은 바다 같고, 우주같고... 칼융이 말하는 무의식의 원형이고, 하느님께 다가가는 길이다. 죽을 때까지 친구라면 다 알고 시작 할 필요는 없다.
이미 돌아간 칼융이기에 자서전 한권에 그의 일생이 요약 되어져 있지만 그 안에서도 그에게 관심과 애정이 있다면 녹여먹는 사탕처럼 다 녹아지겠지만, 언젠가는 다 읽겠지만 그 시간을 즐기고 싶은 마음.
또 하나는 칼융으로 인해서 자꾸만 땅에 떨어지는 꿀? 다른 책들이 알아진다.  아빌라 데레사의 <영혼의 성>을 책장에서 꺼냈고, 만다라 그림을 그려가면서 무의식의 원형에 대해 알아가고, 더 나가서 서양의 중세사가 더육 궁금해졌다. 가장 신비주의가 많고 깊고 높았지만 이단으로 몰린 신부- 에크하르트를 알게 됬고, 마녀사냥에 희생된 사람들의 억울함도...돈키호테도 읽어야 하고, 내가 첫 고전으로 중학교때 읽고 충격과 실망이 지금도 부분적으로 있는 복카치오의 <데카메론> 도 언젠가는 지금의 성숙함으로 다시 읽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