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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의 책이 어렵나요?

angella의 노래 2024. 6. 2. 09:34

  2024년 6월 3일은 카프카의 죽음 100주년 되는 날이다. 카프카(1883∼1924)는 체코 태생의 유대계 독일 소설가이다. 인간 운명의 부조리성과 인간 존재의 불안을 날카롭게 통찰했다. 대표작으로는 <변신><성><심판>..이 있다. 카프카의 장편은 읽은 것이 없지만 단편으로 그를 알고 있다. 선뜻 그의 책을 집어들지 못한 까닭은 제목만 봐도 어렵다. 또는 지루하다 라는 느낌이 온다. 독일어 사전에 ‘kafkaesk’라는 단어가 있다. ‘카프카스러운’이라는 뜻인데, ‘부조리하고 암울한’ 이라고 풀이된다.수수께끼 같은 작가다. 카프카의 어린시절에 아버지의 독단적인 억압과 유대인 차별로 받은 삶의 굴곡이 책에 고스란히 들어가 있다.

  체코여행을 하면서 꼭 들리는 장소가 있다. 프라하 성의 뒷편 골목에 자리한 다닥다닥 붙은 집이다. 금은세공 하는 이가 살아서 ‘황금소로’ 라고 불린다. 22번지 집은 카프카의 작업실이라 더욱 유명하다.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 로도 유명한 카프카의 단편소설이 내가 대학시절(1980년)인 추송웅 연극인이 살아있을때 본 ‘빨간 피터의 고백’ 이다. 지금도 눈에 선하고 뇌리에 박혀져 있는 까닭은 추송웅의 원숭이 분장과 표정, 제스추어,언어들이 놀랍도록 표현 잘한 최고의 모노 연극이었다. 철장을 벗어나고 싶은 원숭이가 인간을 관찰하며 진화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다. 자유와 현대인의 정체성에 대하여 말한다. 그는 자유를 출구라 표현하며 몸부림하였다. 카프카가 차별 받으며 느낀 무능,외면,공포...이 느껴졌었다. 황금소로의 서재는 2-3평 정도나 될까? 카프카는 여기에서 글을 썼다고 한다. 카프카는 희망보다는 절망을 말하는 실존주의자 였다.
  현대에 들어와 카프카가 대접을 받고 있다. 카프카의 삶과 생각이 지금 10-20대의 고달픈 현실 고민이다. 카프카의 <변신> 과 닮아있다. <변신>은 ’그레고르 잠자가 어느 날 아침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자신이 한 마리 흉측한 해충으로 변해 있음을 발견했다‘ 는 문장이다. ‘주인공 그레고르는 장갑차처럼 딱딱한 등을 대고 벌렁 누워 있었다. 가느다란 다리 여러개가 눈앞에서 맥없이 허우적거리는 게 보였다.’ 직장인 인 그레고르의 변신으로 가정은 궁핍해지고 점차 가족의 외면으로 절망적인 그레고르는 죽음을 맞이한다. 그후 남은 가족들은 고통으로부터 벗어나 밝은 미래를 그린다. 는 내용이다.
  
카프카의 <변신>은 지금 나의 현실과 다를 것이 없어서 더 슬프다. 엄마를 보는 심정, 그레고르처럼 느낄 엄마가 보였다. 1994년도에 엄마가 쓰러지셨다. 이제 30여년을 중풍환자 삶이 주는 가족간의 모든 사랑, 우애는 사라져 버렸다. 모두의 노력으로도 어려운데 모두가 조금씩은 뒷걸음을 친 결과라고도 본다. 나역시나 처음에 몇년은 엄마를 지켜내기위해 내 가정마저도 소홀했었다. 그때 미카엘라가 12살이었고 라파엘이 6살이었다. 한참 손이 갈 때였다. 조금씩 현실을 깨달아 가면서 지치면서 여기까지 와 있었다. 그사이에 이런저런 사연들로 친정 큰동생과는 남남처럼 되버렸다. 이 현실을 극복할 방도가 쉽사리 없다는 것도 엄마에게 가진 죄책감도 얼마간은 벗어나져 있다. 슬프지만 현실이다. 나를 지켜야 할 나이가 됬고 에너지도 없다. 우울증이 오고 극복해 나가면서 강인해졌다. 엄마는 심정을 담아서 가끔은 말한다. ”내가 아이쿠! 30년이나 살았어.“ 그 세월동안에 엄마보다 아버지도 친지, 친구들도 다 먼저 떠나셨다. 이제 간병인과 집 병상에서 세월가는 날짜만을 세고 계신다. 서로간에 무슨 대화가 더 있을까? 엄마의 마지막이 그 언제일지, 내가 더 먼저 일지는 몰라도 누구라도 비참하지 않고 마지막 존엄을 지키며 돌아가길 희망한다.
  마더 테레사의 말이다. “아무리 가난하고 아프더라도 모든 사람은 사랑으로 둘러싸여 존엄하게 죽을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 그 누구도 혼자 죽거나 버림받지 않도록 한다.”
엄마에게 사랑을 가지고 찾아 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