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리의 법칙
셀리의 법칙은 우연히 자신에게 유리한 일만 계속 거듭해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AM 7:00
푹 단잠에서 깨어난 기분이 산뜻하다. 흔치 않게 아침의 시작이 좋다. 꿈속에서 꽃밭을 뛰어 다니다가 깼다. 몸을 풀기위해 스트레칭을 하고 나니, 몸도 개운하고 오늘은 무언가 좋은 일이 일어 날 것만 같은 기운도 느껴졌다. 창문을 열어 공기를 마셨다. 아침공기가 가을을 전해준다. 선선한 바람에 청명한 하늘...
8:50.
딩동~ 일찍 손자 이안과 미카엘라가 왔다. 마침 떨어진 리코타 치즈를 만들어서 빵과 가져왔다. 아침식사 준비를 할 필요가 없어 간단히 먹었다. 오늘은 할일들이 많아서 일찍 서둘기로 했다. 그렇다고 우왕좌왕 하지는 않는다.
9:30.
은행에서 세금을 내야 한다. 국민은행에 들러 보안경비분께 세금내는데 도움을 청했다. 복잡하여 혼자선 잘 알수가 없다. 친절히 도움을 주신 덕분에 빨리 끝나니 감사했다. 가까이에 있는 ’할리스 커피전문점‘에서 냉커피를 사서 보안 경비분께 드렸다. 멀리서 쳐다보던 은행원들이 행복한 미소로 바라본다. 친절에 작은 감사 표시지만 보는 이들도 일할 맛이 나나보다. 성당에 잠시 들러 성모님께 기도지향을 한 뒤, 세탁소에 들렸다. 맡긴 세탁물을 찾아주며 주인이 묻는다. “이제 건강은 좋아지신 것 같애요” “네” .....
11:00
집에 오기로 한 마리아씨가 왔다. 김치와 오밀조밀 선물들을 가져 왔다. 점심준비를 하고 있었다. 요리가 쉽게 잘 되는 날이다. 멸치국물에 가시오 간장, 대파를 넣고 막국수 국물을 푹 끓여냈다. 고명으로 신김치,장조림은 찢고, 포고버섯, 달걀지단,김가루, 노란무우 채썰기. 준비 완료, 이제 국수를 삶아 내니 한그릇 뚝딱 잘 먹어준다. 맛있다고 연신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좋다. 홍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PM 1:00.
마리아씨를 보내고 책을 들고 ’파스쿠치 커피솝‘에 갔다. 더위를 씻기엔 팥빙수만한 것이 없다. 오늘따라 팥빙수에 인절미 고명이 듬뿍 놓여져 있다. 빙수를 먹으면서 책도 읽고 문자도 하고 이 시간이 가장 여유롭다.
3:50.
알람이 울린다. 손자 이안이를 데릴러 가기위해 엘리베이터 앞에 서니 온다. 차를 몰고 가는 길에는 20여개의 신호등이 다닥 다닥 붙어 있다. 건널목도 많은데 어찌된 일이지 신호등을 6-7는 그냥 통과다. 신호등을 지날 때마다 숫자를 세게 된다. 라디오를 켜니 마침 냇킹 콜의 재즈 곡 LOVE 를 부르고 있다. 기분상태와 어울린다.
“이안이요” 라고 말하니 원장선생님이 나오시더니 기다렸다고 하신다. 손수 야채농사를 지으셔서 나누어 주시는데 다른 젊은 엄마들은 거절을 한다며 서운해 하셨다. 정성들인 손수농사가 싱싱하고 고소하다. 상추며 가지, 고추, 파까지 듬뿍 싸주셨다. “잘 먹겠어요.”이안이를 데리고 오면서 파란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을 보면서 노래를 불러주니 따라한다. 가장 좋은 컨디션을 알아보는 방법은 한번에 한 주차다.
아직 낮엔 덥다. 에어컨을 켜고 이안이와 명상놀이를 한다. 쉬고 싶을 때다. 잠시 고요한 음악을 틀고 침대에 둘이 편히 벌러덩 누워 눈을 감았다. 들쉼 날쉼을 하면서 침묵 하자고 하니 곧 잘 따라 한다.
6:00.
저녁준비를 시작하니, 옆에 의자를 놓고 이안이도 따라 한다. 쌀씻기, 야채씻기..
오늘의 주메뉴는 어린이집 원장님이 주신 가지로 볶음을 하고 삼겹살과 야채 그리고 된장찌게다. 가지는 동글고 적당히 얇게 썰어 후라이팬에 가지의 습기를 말린 다음에 파 마늘 간장 깨소금 기름으로 볶아낸다.
오늘따라 하루가 기분좋게 퍼즐 맞추기가 한번에 되듯이 돌아갔다. 셀리의 법칙이 따라 준 충만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