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023.여름.다네이 책읽기) 칠층산. 토마스 머튼
512쪽
하느님이 우리 기도를 들어 주겠다고 말씀 하신 것은 우리가 청하는 바로 그것을 그대로 들어 준다는 약속이 아님을 가톨릭 신자들은 알고있다.
ㅡ주님은 우리의 종이 아니시다.
513쪽
그리고 하느님이 우리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는 경우에는 그대신 훨씬 더 유익한 것을 우리에게 주시려 한다는 것을 우리는 항상 확신 할 수 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청하는 모든 것을 받으리라는 그리스도의 약속도 바로 이런 뜻이다. 무엇이든지 구원에 유익하지 않은 것을 청하는 경우에는 구세주의 이름으로 청하는 것이 아니다.
ㅡ자녀를 키우다 보면 참 다르다. 각자의 달란트나 성향이 다른 것인데 우리는 초중고 교육을 성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두아이를 키우면서 A는 공부에 욕심도 많고 잘 따랐다. 세상적으로 볼때 우리를 기쁘게 하고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B아이는 늘 생각에 잠겨 있다면서 빈둥대거나 게임을 좋아 했으니 늘 걱정거리였다. 한계가 나에게 온 날이다. 진심으로 주님께 기도를 했다.
“당신의 사랑을 배우고 나서 이 B를 낳고 키웠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제 판단이나 상식으로는 이 B를 교육할 자신이 없어서 그런데 당신이 이 아이를 세상에 보내시고 저보다 더 이 아이를 사랑하시니 제 마음을 돌려 드립니다. 지금 이후로는 제가 B에게 말이나 행동으로 상처를 주지 않을 것이며 당신께 온전하게 드리겠습니다. 당신께서 이 B의 앞날에 관여하여 주십시요.”
그날 이후 나는 B에게 잔소리도 안하고 세상적 욕심을 다 놓았다. 진심으로 주님께 드렸다. 더이상 B도 나도 서로 상처 받지 않아야 했기에 끝에서 멈춘 것이다. B와는 의식주의 해결과 일상의 대화만을 하면서 10대를 보냈다. 그런데 놀라운 일들이 무수히 생겼다. B가 탈선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는 사춘기 중학때에는 하느님이 족쇄를 매단 것 같애서 탈선을 못하겠다고 울면서 잘 보냈고, 고등학생 때가 되가면서 아이와 진심으로 가까워져 있었다. B가 나에게 상처를 받은 시간만큼 그 시간이 지난 후였다. 아이의 인생은 주님이 인도하시듯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은 길로 가고 있었고 아이는 행복해졌다. 누구와도 경쟁을 하기 싫어하고 안하였지만 인생은 오히려 더 순탄하고 평화로왔다. 정신이 건강하고 자신이 원하는 길을 찾아 하게 되니 일이 고되어도 즐겁게 일하는 모습에 주님께 감사 할 뿐이다. 하느님은 각자에게 다르지만 은총을 주신다. 세상적으로 살아가는 방식의 삶에도 하느님께 의지하며 가는 인생에도 나름의 영향을 주시며 사랑하신다. 주님의 신비를 다 알 수는 없지만 구원에 유익한 삶은 주님께 청하는 삶이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