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네이 글방

11.(2023.여름.다네이 책읽기) 칠층산.토마스 머튼

angella의 노래 2023. 7. 27. 21:10

448쪽
그때 갑자기 내 안에서 무엇인가 치밀어 올라와 나를 떠밀면서 재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커다란 목소리가 울려왔다. ‘너는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가?’ 그 음성은 계속 말했다. ‘왜 가만히 앉아 있는 건가? 왜 아직도 주저하는 건가? 너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왜 그것을 하지 않는가?‘

ㅡ성서 읽기와 묵상에 아주 심취해 있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회’ 수녀님이 작성한 책으로 창세기 입문부터 탈출기....읽고 공부하고 묵상하면서 기쁜 신앙생활을 하였다. 하다가 새모임 만들기를 기다리고 공부하면서 20여년이 흘렀다. 행복한 시간이었다. 어느덧 50대에 들어서면서 내가 깨닫지 못하는 성경이 답답해질 때 우리 책모임을 만났고 고백록,신곡...수많은 영성책들을 읽어가면서 다시 내적 영혼이 빛을 내었다. 어느날 문득 ’왜? 예수님은 떠나셔야만 했을까? 부활때 오신 후 우리와 함께 계셨다면 우리의 신앙이 지금보다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라는 의문에 싸였다.성경을 읽었어도 다 알순 없었으니까..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주님은 답을 보여 주셨다. 성당 친구들과 가톨릭 문화원을 처음 방문하게 된 날이다. 가톨릭 문화원에서는 목욜과 일욜 2시 미사를 복음성가를 넣어서 음악미사로 한다. 미사가 시작되어 미사중에 영성체송을 하는 부분이었다. 영성체송이 슬라이드 화면으로 내려오는데 무척 놀랐다. 그동안 내가 그토록 주님께 묻던 답이 거기에 써 있었다.

<<예수님은 부활후에 왜 떠나가셨을까?
영성체송중에서~
(요한.16.7)"내가 떠나는것이 이롭다.
내가 떠나지 않으면 보호자가 오시지 않으리라~"

성령일치!
이 말씀을 이제야  알아듣게 하십니다.
하느님과 내가 완전한 일치를 이루게 하기 위해서는 예수님마저도 피해주시는 겸손을 이제야..깨닫습니다.
성령께서 내 안에 함께하시는 일치를 이루게 하여 주시려고 예수님은 우리곁을 떠나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을 이제야  알아듣습니다.
하느님과 나.. 하나의 일치...성령일치!
영성체송 중에
영성체는 예수그리스도의 몸과 피이지만
온전한 믿음으로 하느님께 자신을 드리는 순종을 봅니다.
주님 찬미받으소서.>>

나는 급한 마음에 옆자리 친구에게 볼펜을 빌려서 말씀을 손바닥에 옮겨 적었다. 잊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런데 다음순서가 영성체를 모시러 앞자리부터 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당황했다. 오른손잡이여서 왼손바닥 가득하게 볼펜글씨가 써 있으니 성체모실 생각에 앞이 캄캄했다. 나는 다시 가방속에서 물휴지를 찾았고 서둘러서 지우고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지우려해도 글자가 지워지지 않는 거였다. 옆옆에 친구가 뭐라고 하는데도 나는 들리지 않았다. 옆자리 친구가 그제여야 말했다. 오늘 성체는 혀로 받아 모신다는 거였다. 여기 미사도 처음온 것이지만 신비로운 일이었다. 조심히 성체를 모시고 기도를 한 후, 나는 손바닥에 쓴 요한복음을 핸폰에 옮겨 적었다. 그리고 손바닥을 물휴지로 지우니 금방 지워지는 것이었다. 그날의 그 광경을 함께 간 네명의 친구들이 보았고 모두 신기해 하였다. 그후 가끔 나는 가톨릭 문화원 미사를 가는데 그날 이후 입으로 직접 성체를 모시는 미사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