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낭만을 잊은 그대에게. 김성중.3
초원의 빛.
ㅡ윌리암 워즈워스
한때 그처럼 찬란했던 광채가
이제 눈앞에서 영원히 사라졌다 한들 어떠랴
초원의 빛, 꽃의 영광 어린 시간을
그 어떤 것도 되불러 올 수 없다 한들 어떠랴
우리는 슬퍼하지 않으리, 오히려
뒤에 남은 것에서 힘을 찾으리라
지금까지 있었고 앞으로도 영원이 있을
근원적인 공감에서
인간의 고통에서 비롯된
영혼을 위로하는 마음에서
죽음 너머를 보는 믿음에서
그리고 지혜를 가져다 주는 세월에서.
158쪽.
워즈워스의 시는 슬프다기보다 좀 더 철학적이다. 시인이 슬퍼하는 이유는 예전에는 초원,숲,시냇물과 같은 자연에서 느낄 수 있었던 빛이 사라졌기 때문이다......하지만 시의 끝부분에서 시인은 더이상 슬퍼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그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워즈워스는......자연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도 워즈워스가 중요시 했던 까닭은 *인간의 고통에 깊이 공감할수록 아이러니하게도 서로 치유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죽음도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았다. 죽음은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가장 큰 고통임에 틀림없지만, 불가피한 과정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역설적으로 삶의 의미에 대해서 더 깊게 돌아볼 수 있게 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사랑도 열정도 젊은시절보다는 그 강렬함의 강도는 떨어지겠지만, 남아있는 감수성으로부터 위안을 얻어 슬퍼하지 않으며 살아가기를 시인은 염원한다.....워즈워스는 인생의 성숙기에 가까워짐에 따라 얻게되는 세련된 심미안이 무엇인가를 우리에게 알려준다. .....그의 시를 읽노라면 세월이 앗아가는 것이 있는 한편 새롭게 선사하는 선물이 있음을 깨닫고 남은 생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된다.
ㅡ어릴 때는 워즈워스의 시를 다 이해할 순 없었어도 영화 '초원의 빛'을 보며 애송하던 시였다. 나아가 먹으니 시는 인생의 이정표처럼 길을 알려준다. 돌아가신 분에 대한 슬픔을 덜어주기도 한다. 워즈워스의 시를 가장 좋아한다.